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 권도형과 테라폼랩스의 44억 7천만 달러 합의
암호화폐 테라와 루나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씨와 그의 설립한 테라폼랩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44억 7천만 달러(약 6조 1천 4백억원) 규모의 벌금과 환수금을 내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번 합의는 12일(현지시간)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재판 기록에 따르면 SEC가 권씨와 테라폼랩스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양측 법률 대리인이 벌금 등 부과 액수와 관련해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합의 내용은 재판부의 승인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이번 합의에는 테라폼랩스의 암호화폐 자산 증권 거래 금지와 권씨의 상장기업 임원 재직 금지 조항도 포함되었습니다.
피해 투자자들에게 최대한의 자금을 돌려줄 계획
SEC는 이번 합의를 통해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에게 최대한의 자금을 돌려주고, 테라폼랩스를 영원히 폐업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최종 액수는 당초 SEC가 책정한 52억 6천만 달러(약 7조 원)보다는 적습니다.
민사 소송 배경과 재판 경과
SEC는 2021년 11월 권씨와 테라폼랩스가 테라 안정성과 관련해 투자자들을 속여 거액의 투자 손실을 입혔다면서 민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재판은 형사재판과는 별도로 제기된 것으로, 피고가 직접 출석할 의무가 없어 권씨 참석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4월 “테라폼랩스와 권씨는 테라가 안전하다고 속여 투자자들에게 거액의 손실을 입혔다”며 “사기 혐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평결했습니다.
SEC의 벌금 요청과 권씨 측의 대응
이후 SEC는 과징금과 이자 47억 4천만 달러, 테라폼랩스에 민사 벌금 4억 2천만 달러, 권씨에게 민사 벌금 1억 달러를 부과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SEC는 의견서에서 “권씨와 테라폼랩스가 불법 행위로 40억 달러가 넘는 부당 이익을 챙겼다”며 “벌금액은 합리적인 근사치”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맞서 권씨와 테라폼랩스 측은 가상화폐 발행과 매각이 대부분 미국 바깥에서 이루어져 SEC에서 벌금 등을 매길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권도형씨의 체포와 현 상황
권씨는 테라·루나 코인 폭락 사태 직전인 2022년 4월 말 출국해 도피 행각을 벌이다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여권 위조 혐의로 체포된 이후 계속 현지에서 구금되어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이 모두 권씨의 범죄인 인도를 요청한 가운데, 몬테네그로 대법원은 지난달 5일 권씨의 한국행 결정을 무효화하고 사건을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했습니다.
권씨 신병이 어디로 인도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테라·루나 사태의 배경
테라와 루나는 안정적인 코인으로 설계된 테라와 그에 연결된 가치변동 코인 루나로 구성된 암호화폐 시스템이었습니다.
테라폼랩스는 이 시스템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을 약속했으나, 2022년 5월 테라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연쇄적인 루나의 폭락을 초래했습니다.
이 사태로 수많은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권도형씨는 책임자로 지목되었습니다.
이번 합의는 피해자들에게 어느 정도 보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권씨와 테라폼랩스에 대한 법적 책임은 계속해서 논의될 것입니다.
SEC와의 합의가 암시하는 점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 시장의 불확실성과 위험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사례로 남을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는 투자 상품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 규제 기관들은 더욱 엄격한 감시와 제재를 통해 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할 것입니다.
SEC의 이번 합의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강력한 의지와 함께,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암호화폐와 관련된 법적 분쟁과 규제 강화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